문아영 대표가 알린 한국 교육의 진실

- 멀고느린구름


"한국교육 사실은" 돌발 발언에 외국 대표들 박수 세례(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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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하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지난 5월 19일에서 22일까지 진행된 세계교육포럼은 시작 전부터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었다. 주최측은 최근 좋은 성과들을 가시적으로 내고 있는 '혁신교육'을 홍보하는 부스를 설치조차 하지 않았고, '대안 교육' 등 진일보한 교육의 현장들을 도외시한 채 국영수 위주의 한국 공교육을 자화자찬하는 형태로 행사를 이끌었다. 교육포럼 현장에 낯뜨거운 새마을운동 홍보관이 등장한 것은 가히 해외토픽감이다. 


여러 시민단체와 언론들이 문제제기를 했지만 행사는 구시대적 관 주도 행사의 전형을 보여주며 아무런 개선 없이 애초의 기획대로 속행된 모양이다. '사건'은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장이 연이어 한국교육에 대해 자기 자랑을 늘어놓은 다음에 일어났다. 


기사에 의하면 황우여 장관은 한국 교육을 일컬어 '경쟁' 보다는 '협력'을 추구하는 교육이라고 했으며, 백순근 원장은 교육의 형평성 및 복지가 매우 잘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한 통일 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나는 이 어른들이 참 염치 없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어떻게 세계 각국의 교육 관계자들을 모아 놓고 새빨간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늘어놓을 수가 있을까. 거짓말을 했다는 것 자체보다 세계 교육 관계자들이 그 거짓말에 속을 것이라고 얕본 것이 난 더욱 결례라고 생각한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구글링을 몇 분만 해도 한국 교육 속에서 비명을 지르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곳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OECD가 제공하는 통계 자료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아이들의 얼마나 극단적인 상황에 놓여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 참고 기사) 


참 실소를 금할 수 없는 것은 황우여 장관 본인이 지난 2013년에 한 학술대회에서 "한국 청소년의 자살률이 OECD 회원국 1위" 라며 그 심각성을 언급한 바 있다는 것이다.(* 참고 기사) 지난 2년간 갑자기 한국 교육이 '경쟁'의 패러다임을 벗고 '협력'으로 대전환을 이루기라도 한 걸까?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심심하면 한국 교육을 극찬하는 것은 오히려 우리나라 교육 특유의 '과다 경쟁'과 '엘리티즘'의 속성 때문이 아니었던가. 


이 분들이 참 이상한 것이 또 있다. 이 분들이 세계 교육관계자들 앞에서 구태여 거짓말을 한 것은 스스로도 '경쟁'과 '엘리티즘'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지난 2014년 당선된 혁신교육감들이  시도하려고 하는 각종 개혁과 큰 방향성이 같다는 것인데... 왜 항상 잡음이 끊이질 않는 것일까.(* 참고 기사)


만약, 세계교육포럼에서 밝힌 이 분들의 교육정책이 현 박근혜 정부의 명백한 교육정책이라고 한다면 일정 부분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대선 공약의 상당 부분을 백지화한 현 정부이기에 이 분들의 말도 그대로 이행될지는 지켜봐야 알 일 같다. 


현 시점에서는 황우영 장관 등의 정부 인사들보다는 용기 있게 한국 교육의 다른 현실을 세계에 알리고, 적극적인 토론의 장을 만들어낸 문아영 대표 같은 현장의 교육자들에게 희망을 거는 편이 좋겠다. 아래는 문아영 대표의 현장 연설 동영상이다. 여담으로 일부 특수한 여성이 공공에게 민폐를 끼치는 행위를 할 때는 "~녀"라고 해서 온 난리를 일으키며 마녀사냥을 하는데, 이렇게 훌륭한 여성이 교육자들의 심정을 대변하여 용기 있는 행동을 한 것은 어째서 이렇게 더디게 알려지는지 모르겠다. 나는 교육자의 한 대표로서 소신 있는 발언을 해주신 이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모쪼록 이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2015.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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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교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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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5. 26.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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