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자유학교 108건이 검색되었습니다.

브렉시트, 조영남, 집단지성의 낄끼빠빠

멀고느린구름 | 브렉시트, 조영남, 박근혜, 집단지성 '집단지성'이라는 말이 여전히 유행하고 있다. 집단지성은 1910년 개미 사회를 연구하던 학자 윌리엄 모턴 휠리에 의해 창안된 개념이다. 이후 '피에르 레비'라고 하는 프랑스 미디어 철학자가 사이버 공간에 이 개념을 적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집단지성을 단순히 소개하자면 한 사람의 전문적인 개인의 지성보다 여러 다양한 계층이 모여 이룬 집단의 지성이 보다 더 훌륭한(?) 지성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2004년부터 표방된 웹 2.0은 이 '집단지성'이라는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광고문구였고, 2003년 출범한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역시 '집단지성'의 핵심 키워드인 참여를 내세운 정부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고안했다는 '민주주의 2.0'이라는 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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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입시를 위한 교육의 종말

멀고느린구름 | 명문대 나오면 뭐해 절반이 백수인데 (시사in)* 제목을 클릭하면 기사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교육 분야 기자로서 오랜 취재활동을 했던 최중혁 기자의 교육 전망을 소개한 기사입니다. 최근 제가 나눠서 썼던 대안교육의 현주소나 교육의 미래에 대한 생각들과 상당히 맥락을 같이 하는 부분들이 많아서 반가웠습니다. 최중혁 기자 역시 '청년 실업'을 당면한 교육의 가장 큰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SKY로 표현되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3대 전통적 명문대학교 출신의 청년 취업률이 50%가 되지 않는(비정규직을 취업으로 포함한 수치라고 합니다.) 현실에서 더 이상 명문대 진학을 위한 교육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 그의 핵심적 주장입니다. 한국의 대학교가 '지성의 전당'으로서의 역할을 상실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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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교육감의 '혁신공감학교' 정말 문제인가?

멀고느린구름 | "혁신공감학교? 몰라요…" 이재정 號 2년 말로만 '혁신?' * 제목을 클릭하면 기사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웹에서 이 기사를 보자마자 깜짝 놀랐습니다. 믿었던 친구가 대출금을 가지고 해외도피를 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은 기분이었지요. 기사 내용은 '혁신교육'을 내세우고 경기도교육감으로 당선 된 이재정 교육감이 정치 현안에 매몰되어 정작 교육 정책은 나몰라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근거가 '혁신공감학교'를 잔뜩 지정만해놓고(기사에 따르면 경기도 전체 학교의 96.5%인 1,825개 학교라는 군요) 실제로 현장에서의 혁신은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기자의 논지에 휘말려 아니 대체 무슨 이렇게 어설픈 혁신학교들을 잔뜩 지정해놓고 양적으로 성과 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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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교육 20년, 더 이상 '대안'이어서는 안 된다 2(완)

멀고느린구름 | * 본 글에서 제가 통상적으로 '대안학교'라고 지칭하는 대상은 '대안철학형 대안학교'를 뜻합니다. 대안학교들의 과오, 순정주의와 시대착오 순정주의란 한 마디로 말해 '진심을 다해 행하면 사람들이감동하리라'는 신념이다. 다시 진보정당의 예를 들어보자. 사회당은 민주노동당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생겨난 정당이다. 이 분들은 정말 신심을 다했다. 그러나 죄송하지만 사회당이 이 세상에 존재했었는지를 아는 사람은 극히 적다. 아마 이 글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분들도 많을 것이다. 대안학교를 예로 들어볼까. 간디학교는 아직도 생존해서 설립 20년을 맞이하고 있다. 이 학교야말로 진심을 다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간디학교'를 알고, 그 학교를 대안학교의 선두주자로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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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교육 20년, 더 이상 '대안'이어서는 안 된다 1

멀고느린구름 | 대한민국 대안교육 역사 20년 내가 대안교육, 대안학교라는 개념을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무렵이었다. 나는 그때 문예부실에 있던 문예부 담당선생님의 교육 관련 잡지를 우연히 펼쳐보고 그 속에서 '간디학교'와 '풀무학교', 그리고 '서머힐'이라는 명칭을 처음 접했다. 당시만 해도 나는 아직 학생이었기에 그 기사를 보고 굉장히 두근두근 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꿈의 학교, 이상적인 학교, 학생들의 유토피아. 아직도 내가 마음 어딘가에 품고 있는 '대안학교'는 그런 곳이다. 1997년에 간디학교가 문을 연 후로 벌써 20년이 지났다. 대안교육의 역사가 어느새 20년이 된 것이다. 20년이면 이제 부모의 품을 떠나 홀로 자립할 때가 되었다. (물론, 대한민국 현실은 30대까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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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부터 고딩까지 통합 전체회의, 대안교육 속의 민주주의

봄비(파주자유학교 교사) | 몇년 전, 내가 파주자유학교의 식구가 되고, 첫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즈음 새 학사로 이사를 했다. 그리고 맞이한 초-중-고 파자 전체회의.첫 회의를 하고 나는 그동안 어느 집단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회의 진행과 방식에 많이 놀랐고, 얼떨떨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후 몇 번의 회의를 경험한 후 우리 학교 전체회의에 대해 짧은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때 내가 받았던 인상 중에 가장 강렬했던 것은 우리학교 회의는 학교 구성원들 모두 한 명도 빠짐없이 의견을 낼 수 있다는 것과 안건 내용에 대해 비난받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교사든, 고등이든, 중등이든, 초등이든 무조건 1인 1표라는 것이었다. 이것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왜냐하면 그동안 내가 해왔던 회의들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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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프로그램 안내 - 2015년 파주자유 겨울마을학교 '철학이랑 놀자'

웹마스터 | 2015년 파주자유 겨울마을학교 '철학이랑 놀자!' 여러분은 참 많은 교과목을 공부하고 있지요?그렇게 배운 지식들이 서로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나요?이걸 왜 배우고 있는지... 의미도 없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 적 없나요? 철학은 그런 마음을 이겨내고좀더 깊고 넓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아주 재미있는 공부랍니다. 여러분은 아마 모르셨겠지만 여러분은 이미 어린이 철학자예요. 자연스럽게 이미 하고 있는 여러분의 철학적 사고는 무엇이 있는지 이번 겨울마을학교에서 알게 되면 아마 깜짝 놀랄 거예요. 여러분의 능력을 발견하고 말이죠. 오고 가는 질문과 대답 속에서 무엇을 묻는 것인지 알아내고 어떻게 해결할지 찾는 놀이를 하다보면이유와 원인과 숨겨진 원리가 쏘~옥 나온답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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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아이들의 진안체험 두번째 이야기

한아름 | 5학년 아이들의 진안체험 두번째 이야기 - 한아름(파주자유학교 교사) 진안 생활 체험 이튿날이다. 어디를 가든 집 떠나면 먹고, 자고, 씻고 싸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느껴진다. 하루를 순조롭게 지내는 흐름과 상태는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어질 때 보이고 들리고 느끼는 영역이 확대된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무엇을 고집할 필요는 없겠다. 그러나 허투루 대할 것도 아니다. 아이들의 면역력과 성장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 충분한 식사량과 균형 잡힌 영양, 적절한 운동이 바탕에 있어야 한다. 진안에서의 우리 아이들은 일단 그 모든 것이 충족되어 있는 환경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듯 하다. 아침은 자유 식사란다. 빵은 어디에 있는지, 밥은 어디에 있는지, 조리 기구는 어디에 있고 설거지는 어떻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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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자유학교 신입교사 모집

파주자유학교에서 함께하실 선생님을 모십니다. 파주자유학교는 "자유롭고 자립적이며 자연스러운 아이들을 키우기 위한" 초중고 통합의 미인가 대안학교입니다.아이들에게 주어지는 진정한 자유가 두려움 없는 배움과 성장을 가능케한다 여기신다면망설이지 말고 손을 내밀어주시기 바랍니다^^14년간 쌓아온 학교의 경험 위에 선생님의 신선한 활력과 교육에 대한 열정이 더해져한결 더 풍성해지는 파주자유학교를 기대해봅니다. 1. 모집 부문(1) 영어교사 1인: 초, 중고등 영어 수업이 가능한 분으로 4개월 동안의 수습기간을 거친 후 정교사 심사를 거쳐 정교사로 전환됩니다.(2) 수학/과학 교사 1인: 중고등 과학, 수학 수업이 가능한 분으로 4개월 동안의 수습기간을 거친 후 정교사 심사를 거쳐 정교사로 전환됩니다. 2. 접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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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아이들의 진안체험 첫날의 기록!

2014년도 진안체험 5학년 아이들의 진안체험 첫날의 기록!- 한아름(파주자유학교 교사) 내년 6학년으로서 진안 과정에서 공부하게 될 올해 5학년들의 진안 생활 체험 첫날이다. 아침 9시 대화역 공영주차장에서 만나 배웅하는 부모님들께 인사하고 지하철을 탔다. 10시 40분 전북 안성행 버스에 올라타려면 시간이 조금 빠듯하다. 남부터미널역에 도착 예상 시간은 10시 33분.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를 타는 데까지는 7분밖에 없다. 몇 정거장 앞에서 미리 짐을 싸매고, 아이들에게 숙지를 시키고 전열을 가다듬는다. 이 버스 놓치면 3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그리고 가족 여행을 마치고 같은 날에 진안을 내려간다는 7학년 원근이에게 전화를 했더니 일찌감치 터미널에 도착했단다. 우리가 1, 2분 늦을 수 있으니 버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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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릿하게 만든 소리

날 짜릿하게 만든 소리- 봄비(파주자유학교 교사) 나는 음악교육을 전공하였다. 졸업하고 음악을 가르치며 사는 직업을 선택하였고, 레슨과 반주, 학교 음악 선생 생활을 하다 파주자유학교에 오게 되었다. 파주자유학교로 오면서 나는 지겨운 음악 교과서를 벗어던지겠구나... 하고 좋아했다. 정말 지겨웠었다. 같은 구절, 같은 음을, 10개 반을 돌며 똑같이 설명하는 내가 기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음악을 가르치는 일이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할 즈음 파주자유학교에 들어왔다. 와서 국어도 가르치고, 수학도 가르치고, 심지어 학교 다닐 때 가장 못 했던 미술과 체육을 가르친 적도 있었다. 다양한 과목을 가르치면서 내 스스로 너무 재미있었고, 음악 말고 다른 것을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내가 신기했다. 그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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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나무반의 원격 학급회의

5학년 나무반의 원격 학급회의- 초아(파주자유학교 교사) * 아이들의 이름은 가명입니다. 나무반의 륜이는 천식으로 호흡 곤란을 경험한 적이 있어 메르스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가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저번주 목요일부터 가정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교재, 워크북 등등을 챙겨가서 학교의 시간표 그대로 집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일정이 바뀐 것이 있는지 아침에 확인문자를 보내기도 하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부탁하기도 하고 친구들과 이야기할것이 있으면 전화를 바꿔달라 부탁하기도 합니다. 교사에게는 공부할 거리를 더 달라고 기특하게 보채기도 하지요. 어제는 우리말과 글 시간에 교재에 있는 역할극을 혼자 소리내서 읽고 연습했다고 합니다. ‘초아~ 역할 놀이 꿀잼’ 이라는 문자를 보고 혼자서 등장인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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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잊지 못할 결혼식

평생 잊지 못할 결혼식- 한아름(파주자유학교 교사) 내일 모레, 일요일! 내 나이 마흔 둘에 직계가족들만 모시고 작은 결혼식을 한다. 예정된 결혼식은 평상복을 입고, 작은 반지 하나씩 나누어 끼고, 가족들 앞에서 신랑과 신부가 고마움과 약속을 표현하는 편지를 읽고, 이어 가족들 한 사람씩 돌아가며 축복의 말을 들려주고, 식사하는 것이 전부이다. 가족과 가족이 결합하는 결혼식이라 미리 인사드릴 데도 많고, 결혼식 전에 가깝게 지내자는 의미에서 양쪽 집을 여러 차례 오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책임감을 느끼고 바쁜 나날이었다. 신혼여행도 신랑 휴가와 여름방학 일정을 맞추어 가까운 곳에서 쉬었다가 오는 것으로 정했기에 결혼식을 마치면 곧바로 일상에 복귀한다. 주변 사람들은 메르스 바이러스로 아무리 흉흉한 시국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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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당히 답안지를 본다

나는 당당히 답안지를 본다- 봄비(파주자유학교 교사) 우리 학교는 1학년이 되면 수학 공부를 아이 개별 속도대로 할 수 있게 제작한 수학카드라는 것을 한다. 우리학교에서 하고 있는 수학카드는 이해하기 단원으로 시작해 기본과정, 심화과정, 테스트 과정. 단원정리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고, 작은 소단원이 기본적으로 5개 또는 6개 많게는 8개까지 세분화되어 이것을 모두 풀어내고 마쳐야 대단원 1을 끝내고 대단원 2에 진입할 수 있다. 이 구성을 얼핏 보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페이지 몇 장을 넘기다 보면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님을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느낀다. 또한 수학 수업 시간에는 획일적이고 일방적으로 교사 혼자 강의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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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그동안- 푸른지네(파주자유학교 교사)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책을 읽었다. 밭두둑을 일구어 감자와 고추를 심었고, 남은 이랑에 깨를 뿌렸다.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학교 주변의 풀을 뽑았다. 일요일에는 이웃의 농사일을 거들었다. 날마다 땀을 흘리고, 날마다 몸을 씻고, 날마다 긴 머리를 감았다. 어느 날 손에서 카메라를 놓았는데, 생각해 보니 내가 뷰파인더로 들여다보던 그 대상 속에 내가 들어가 있었다. 숲속에 홀로 서면 나는 한 그루 나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시야의 구 할이 초록이다. 그 중의 구 할은 그늘이고, 나머지는 꽃이다. 이팝꽃은 거의 끝물이고, 찔레꽃과 고광나무 꽃이 한창이다. 숲길을 걷노라면 짙은 국수나무 꽃향기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눈을 감게 만든다. 그동안 글은 쓰지 않고 책만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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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바람

따뜻한 봄바람- 봄비(파주자유학교 교사) 며칠 전 1학기의 마지막 과정, 들살이를 다녀왔다. 봄 들살이는 가을 들살이와 다르게 행복한 과정 아이들 전체와 선생님들이 서로를 의지하고 바라보며 관계를 밀도 있게 나누는 자리이기도 하고, 새 학기 시작 후 두 달간의 생활을 하며 서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혹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모습들을 보여주기도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봄 들살이는 짧지만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드디어 떠나는 날 아침. 너무 일찍 길을 나서는 바람에 8시 20분쯤 대화역에 도착했다. 그 때 길가를 보니 아무도 있지 않은 것 같아 커피를 한잔 마시고 아이들을 기다렸다. 기다리다보니 시간은 어느새 집결 시간이 다 되었고, 아이들과 만났다. 학교에서 만날 때와는 달리 들떠있는 아이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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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불러보는 사람

그냥 불러보는 사람- 푸른지네(파주자유학교 교사) 진안으로 거주지를 옮긴 지 두 달 되었고, 봄 들살이를 다녀왔다. 이번 들살이는 제법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운전을 안 해서 그런지 전혀 피곤하지 않고 정신도 거울처럼 맑다.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금주가 내 몸의 활력을 되살려 놓았다. 집에 있을 때보다 밥을 두 배쯤 먹는데 허리는 삼십대로 돌아갔다. 새로 산 옷은 없지만 입을 수 있는 바지가 많아졌다. 들살이를 가기 전 진안을 떠날 때, 아이들과 함께 심은 감자가 그새 싹을 틔워 뾰족뾰족 땅거죽을 뚫고 나오는 모양을 보고 왔다. 싹이 하나같이 시커멓고 두터웠다. 사람으로 치면 가슴팍이 두꺼운 사내, 민규나 무진이와 견줄 만하다. 우리 아이들은 일을 잘한다. 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벽화 그리는 일에 손을 보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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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나는 무엇이 두려운것인가

도대체 나는 무엇이 두려운것인가- 초아(파주자유학교 교사) 파주자유학교에서, 이 대안의 학교에서 일하게 된지 1년 반 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아이들의 즐거움과 평화, 성장에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 보석 같이 자기만의 색깔로 빛나는 아이들을 보며 살아있음을 느끼기도 한다. 함께 하는 공동의 사안에 대해 갈등을 꺼내놓고, 토론하고, 이해하고, 조정하는 모습을 보며 이 아이들의 미래가 궁금해지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아이들의 설익은 발언 한 마디에 밤늦게까지 뒤척이며 고민하기도 하고 오늘 교실의 그 상황에서 어떤 말과 태도가 아이들을 위한 교육적 맥락에서 최선의 방법이었을까 생각을 뜨겁게 정리하며 스트레스 받기도 한다. 교사라는 직업에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고 아이의 부모에게 받은 오해로 인해 상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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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빛깔 뽐내지 않아도 어여쁜 봄꽃처럼 피는 아이들

고운 빛깔 뽐내지 않아도 어여쁜 봄꽃처럼 피는 아이들- 풀꽃 풍경 하나, 전체회의가 있던 날 오늘은 파자(파주자유학교) 전체회의가 있는 날, 등교하자마자 아이들은 방석을 들고 초등 행복한과정 강당에 모여든다. 우리 학교는 매주 열리는 과정별 회의 말고도 한 달에 한번, 초중고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하는 전체회의가 있다. 초등 0학년부터 고등 11학년까지 한 자리에 모여, 전체 생활 규칙을 정하거나 함께 의논하고 풀어야 할 안건들을 논의한다. 교사와 학생이 한 표씩 모두 동등한 투표권을 가진다. 전체회의에서 안건 상정은 동의 재청이 5명 이상이어야 한다는 회의 규칙이 있다. 그런데 이날 초등과정의 한 아이가 이 규칙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니냐며 안건을 냈다. 과정별 회의도 아니고 학교 전체 식구가 참석하는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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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차 한잔, 향긋한 차 한잔

따뜻한 차 한잔, 향긋한 차 한잔- 한아름(파주자유학교 교사) 새학기다. 우리 3-4학년 반 이름은 '라온'이다. 즐겁다는 뜻의 순 우리말이다. 슬이가 낸 이름이 아이들의 손에서 우리 반 이름으로 결정되었다. 새 시간표를 만들어 붙이고, 반장 순서도 정하고, 학급회의 날짜와 닫는모둠에 대해서도 정했다. 4학년은 5학년 교실로 이동하여 합반 수업이 많다. 그래서 2-3학년으로 완전히 밀착했던 작년과 달리 3-4학년으로 구성된 우리 반은 올해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다. 선생님도 각 학년 교과를 고르게 맡아 수업에 들어 오시기에 우리 라온반은 한아름과 지내는 시간이 작년에 비해 적다. 그래서 좋다는 녀석이 있고, 왠지 자주 못 보는 것 같다고 말하는 녀석도 있다. 똑같이 나도 말해줬다. 그래서 나도 좋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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