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자유학교 웹진 14건이 검색되었습니다.

인성교육, 경쟁하지 않는 교육제도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인성교육, 경쟁하지 않는 교육제도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 금안당 1980년대에 한때 졸업정원제라는 것이 있었다. 입학생을 정원보다 더 많이 받아서 정원만큼만 졸업시키는 제도였다. 말하자면 입학한 학생 중 일부는 반드시 중도 탈락이 될 수밖에 없는 제도였다. 이 졸업정원제 시행 초기였을 것이다. 중간 고사인지 학기말 고사인지 시험 기간이었다. 학교로 가는 버스에 앉아 있다 보니,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버스에 올라탔고, 내 주위에도 1학년 신입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아이가 다른 아이더러 강의 노트를 좀 빌려달라고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다른 아이가 안 된다고 하는 게 아닌가!? 순간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빌려달라고 했던 아이가 더 졸랐는지, 안 된다고 했던 아이가 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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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자유학교 웹진 - 포도정원을 가꾸는 일

포도정원을 가꾸는 일 포도정원을 가꾸는 일에 대해 말하고 싶다. 지난 3월, 봄이 되어 아직은 황량했던 소운동장 한 쪽 비탈에 꽃씨를 사다 뿌렸다. 해바라기, 제비, 나리, 봉선화 등등 이름도 고운 꽃의 씨앗들을 아이들이 손수 흙 속에 심었다. 그 때의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여름이 된 지금, 소운동장 한 켠을 곱게 물들이고 있다. 함께 과실나무도 심었다. 0,1학년 아이들이 각자 자기를 닮은 아기 나무들을 한 그루씩 심은 것이다. 5년, 10년이 지난 후에는 아기 나무들도 아이들처럼 부쩍 자라 있을 것이다. 과실나무 중에 포도나무는 특별히 한 곳에 모아 심었다. 5학년 석란이네서 선물한 중년(?) 포도나무가 심어진 자리가 그곳이다. 그곳에 작은 정원을 만들고 벤치도 놓으면 참 좋겠다 싶어 아이들이 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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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자유학교 웹진 - 민주시민 되기

한달에 한번 열리는 파전(파주자유학교 전체회의)시간. 회의과정에서, 금안당께서 지난전체회의때 조직된 학생들의 기구인 갈조위(갈등 조정 위원회)가 활동을 잘 해왔으니 앞으로 전체회의 진행도 맡겨보는게 어떨까를 제안하셨는데 멀고느린구름이 반대의견을 냈고 이어서 그 의견에 관련한 이견토의가 있었다. 다음 안건인 작은 문화제준비건에서, 금안당이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로 하되 꼭 2인이상이 조를 이루어서 발표하도록 형식을 갖추자고 제안했고 이부분에서 멀고느린구름은 그렇게 조를 구성시키는것에 대한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약간의 토의과정을 거치다가 brain storming방식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식으로 마쳤다. 그런데 끝날무렵 다음번 회의때 논의할 미결안건을 공지하자 행복한과정 아이몇명이 소근거린다. "구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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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자유학교 웹진 - 두려움 없는 자유

눈썹이 없는 여인이 있었습니다.그것이 큰 컴플렉스였던 여인은 남들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열심히 눈썹 화장을 하였습니다.결혼을 하여서도 여인은 남편이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도록남편보다 일찍 일어나서 눈썹을 그리고, 남편보다 늦게 잠자리에 들며 화장을 지웠습니다.그런 생활이 힘들기는 하였지만 눈썹이 없는 자신의 모습을 남편이 보는 것이 더 두려웠습니다.혹여 자신에게 실망을 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요.그러다 남편이 하던 사업이 실패를 하게 되어 여인과 남편은 연탄을 파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고단한 삶을 살면서도 여인은 눈썹이 없다는 사실을 남편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눈썹 화장하는 일만큼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그러던 어느 날, 남편과 함께 연탄을 나르고 있었습니다.차가운 겨울이었지만, 높은 비탈길을 수레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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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자유학교 웹진 - 나를 너무 미워하지 말아줘

교사의 목표, 아이들의 목표 사이에서... 1, 2학기에는 0학년과 합반 수업을 하기도 하고, 아이들 학교에 적응기간을 주느라 3학기에 비해 자유시간이 아주 많은 편입니다.(그렇다고, 3학기에 자유시간이 많이 적어지지도 않았습니다.)무튼 본격적인 인지 교과를 시작하는 1학년 아이들도 수학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수업이 활동 수업과 창의 수업으로 진행되다 보니 아이들은 공부에 큰 부담이 없습니다.사회 수업도 밖에 나들이 나가 실컷 놀다오고, 우리말과 글 수업도 부담이 느껴지지 않는 선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그나마 조금 학습 부담을 느끼는 수업이라면 스스로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수학 시간일 것입니다.자기 주도 학습을 하고 있는 수학 시간을 3학기에는 조금 더 효율적으로 진행하고자 하여 여름 방학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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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자유학교 웹진 - 나팔꽃은 언제 은퇴하실 거에요?

지난 목요일 작은문화제 합창연습을 위해 남았다.아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있는데 진서가“우리 아빠 전화번호가 뭐게?” 하고 묻는다.“012-345-6789”하고 장난을 치자 진서는 아니라고 한다.앞에 앉아있던 희지가 핸드폰에서 진서아빠 전화번호를 찾아 대답한다.그러자 진서가“그치.. 그게 맞지.”하고 대답을 해준다.여기서 장난을 멈추고 싶지 않아 강짜를 부려본다.“무슨... 너네 아빠 전화번호 012-345-6789 맞아. 엄마는 013-345-6789고. 큰형은 014-345-6789, 작은형은 015-345-6789쟎아.”“아니야. 우리 아빠 전화번호 그거 아니라고.”“맞아. 내가 그 번호로 하면 전화받으시는데? 번호가 틀리면 어떻게 전화를 받으셔?”“그건 우리아빠 회사번호야.”라고 대답한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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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에 대한 단상

거짓말에 대한 단상 - 금안당 나는 내가 거짓말을 한 첫번째 순간을 지금도 강렬하게 기억하고 있다. 아마 국민학교 2학년 때였을 것이다. 그때는 1960년대라 부족한 교육시설 때문에 국민학교에 오전반 오후반이란 게 있었다. 주 단위로 바뀌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전반이던 어느 날, 종례시간에 선생님이 내일은 오후에 학교에 오라고 하셨다. 다음날 오후 반치고는 일찌감치 학교에 갔다. 그런데 교실에 가니 아이들은 없는데 책상 위에 책도 펼쳐져 있고, 책가방도 다들 제 자리에 있다. 어리둥절해서 다시 건물 현관으로 나오니 운동장 저쪽에서 우리 반 아이들이 체육을 하고 있다! 아차! 내가 뭔가 잘못 들었던 것이다. 오후반 시간에 등교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3교시나 4교시의 준비물에 관한 이야기였을 수 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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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자유학교 웹진 - 행복한 자치의 꽃, 학생회

지난 주 금요일 5월 20일, 파주자유학교에는 올해 처음으로 학생회 임원 선거가 있었다. 학생회장 후보는 5학년 카리스마 연지현 단독 입후보했고 부회장 후보는 5학년 낭만소녀 김경서, 4차원 소년 박서진, 4학년 의욕넘치는 홍석란 이렇게 3명이 출마했다. 후보 등록을 할 때에도 3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등록할 수 있는데 평균 7명의 동의를 받는 열의를 보였고 선거 운동 때에도 포스터 작업만 하루, 유세 준비 1시간을 할애하는 적극성을 보였고 유권자를 찾아다니며 자신을 찍어달라는 열띤 운동을 벌이는 모습이 아주 감동적이었다. 특히 박서진 학생은 꼭 부회장이 되고 싶다는 열의를 담아 밤새 어깨에 두르는 선거 띠까지 만들어 오고 선거운동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 이곳저곳에 불법 포스터까지 붙이는 열성을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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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자유학교 웹진 - 엄마의 격려와 사랑 그리고 믿음...

엄마의 격려와 사랑 그리고 믿음... 한 아이가 성장하여 사회 구성원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려면 여러 가지 갖추어야 하는 것들이 있다.그렇게 세상에 나가기 전에 아이가 가장 먼저 경험하게 되는 사회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 시작되는 것이다.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는 작은 사회이고, 가장 따뜻한 품이고, 사람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형성하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부모에게 받은 그 자양분으로 아이들은 성장하고, 성장하여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형성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사회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는 무엇으로 쌓는 것일까, 나의 생각은...상대의 타고난 자연스러운 다름을 서로 인정하고, 격려하고 오롯이 믿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성장할 것이 많고, 변화할 것이 많은 아이들을 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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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자유학교 웹진 - 무대에 선다는 것

무대에 선다는 것 작은 문화제가 일주일여 정도 앞으로 다가왔다.이번에 열리는 작은 문화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끼를 마음껏 발휘하는 날이다.물론 축제와는 다르다.경연의 방식이고, 최선을 다해 최고의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약간의 압박과 적당한 긴장이 우리 학교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릴 때 나의 모습을 돌이켜보면 피아노를 좋아했어도 무대에 나가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고 두려워했었다. 성인이 되어서는 남들이 해도 된다고 격려해줘도 스스로 완벽하게 연습하지 않으면 연주회를 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만날 아쉽지만 반주자로써만 좋아하는 연주여행을 다녔다. 독주회 티켓은 티켓 값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준비되었는지 점검하느라 쩔쩔거렸다.시간이 지나면서 들었던 생각이 어릴 때 더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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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자유학교 웹진 - 쉬이 오지 않는 이런 순간

지난 금요일... 간밤에 뒤숭숭해서 잠을 거의 못 잤다. 한 두어 시간 눈을 붙이고 학교에 출근하려니 온 몸이 찌뿌둥하고 기운이 하나도 없다. 아이들과 음악수업으로 실로폰 연습하고, 전체회의 하고, 점심시간에는 농구를.... 기운은 없는데 이상하게 쉴 자리 찾기보다는 더 움직일 곳을 찾는다. 4교시는 자유시간. 야구하고 있는 진서, 원근, 종은, 경민이한테 껴서 함께 야구를 했다. 그리고 청소한 뒤 닫는모둠시간. 하루가 끝나간다 생각하니 긴장이 사라져서 그런지 몸이 늘어진다. 종혁이와 진서가 교실가운데에서 곰세마리를 부르며 춤추면서 장난을 친다. 며칠 전 건보가 닫는모둠시간인지 모르고 안 들어와서 장기자랑을 준비해오기로 했는데, 그 여파인지 종혁이와 진서도 장기자랑을 하겠단다. 기운이 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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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서 읽기 - 틱낫한 / 우리가 머무는 세상

한 학생이 내게 물었다. "세상에는 급한 문제들이 참 많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먼저 해야할 일은 무엇입니까?" 나는 이렇게 답했다. "한 가지를 택해서 아주 지극한 정성을 쏟아 보십시오. 그러면 그대는 동시에 모든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 -118쪽 틱낫한 스님의 는 많은 깨달음을 나에게 선사한 양서였다. 오늘 소개하는 이 책은 에서 시작된 화두가 세상으로 확장되었을 때 어떤 것들을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하는지 다루고 있다. 절친한 친구가 만들어 선물한 책이어서 더욱 각별한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읽어내려 간 이 책은 갈피갈피마다 소중한 말들로 가득해 책 전체를 스크랩해두고 싶을 정도다. 가 마음으로부터 세상으로 나아가는 구조였다면, 은 세상으로부터 마음으로 나아가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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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자유학교 웹진 - 진짜 재능은 무엇일까요?

진짜 재능은 무엇일까요?요즘 읽고 있는 책들 중에서 재능, 개성, 창조, 이런 단어가 많이 나옵니다.타고나는 것은 재능일터이고, 그것을 완전히 드러내는 것은 개성일 것 같고, 그 재능과 창조를 결합하여 새로운 무언가를 생각해내는 것이 창조일 것 같다.앞으로는 이런 스펙을 갖춘 사람을 시대가 원하고 있다며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들 들썩이고 있다.특히 우리나라에서 공부 좀 시킨다 라고 하는 지역구의 움직임들이 심상치 않게 변화하고 있다.그런데, 문제는 제도로, 문서로만 움직이고 있다라는 것이다. 아이의 재능을 발견해야 한다며 요즘 뜨고 있는 운동을 시킨다. 아이는 뛰는 것 하나로도 버거워 하는데 엄마는 축구 아카데미에 넣어 아이의 재능을 찾아보려 애쓴다. 하다가 되지 않으면 아이가 포기 하는 것이 아니라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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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자유학교 웹진 - 11월 17일의 파주자유학교 작은문화제를 기대하며

청미래와 행복한이 파주자유학교로 통합되고 나서 매년 가을에는 '작은문화제'를 개최해왔다. 지금까지 작은 문화제는 대외 행사가 별로 없는 우리 학교에서 특이하게 외부 손님들에게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된, 말하자면 외부향 행사였다. 하지만 대외 행사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소심한 우리 교사들(나까지 포함하여 ㅎㅎ)은 이 한 번의 행사도 부담스러운 나머지, 또 다른 대외 행사인 입학설명회와 작은 문화제를 같이 엮어서 치르곤 했다. 말하자면 입학설명회는 어차피 안 할 수 없는 행사인 터라, 같은 대외 행사인 작은 문화제도 이 때 끼어서 같이 하면 행사 준비의 부담이 반으로 줄 수 있게 된다.(물론 이렇게 되면 외부 손님은 우리 학교에 관심 있는 예비 지원자들만으로 좁혀진다. ) 그런데 올해부터는 입학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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