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아이들 속에서 110건이 검색되었습니다.

초딩부터 고딩까지 통합 전체회의, 대안교육 속의 민주주의

봄비(파주자유학교 교사) | 몇년 전, 내가 파주자유학교의 식구가 되고, 첫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즈음 새 학사로 이사를 했다. 그리고 맞이한 초-중-고 파자 전체회의.첫 회의를 하고 나는 그동안 어느 집단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회의 진행과 방식에 많이 놀랐고, 얼떨떨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후 몇 번의 회의를 경험한 후 우리 학교 전체회의에 대해 짧은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때 내가 받았던 인상 중에 가장 강렬했던 것은 우리학교 회의는 학교 구성원들 모두 한 명도 빠짐없이 의견을 낼 수 있다는 것과 안건 내용에 대해 비난받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교사든, 고등이든, 중등이든, 초등이든 무조건 1인 1표라는 것이었다. 이것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왜냐하면 그동안 내가 해왔던 회의들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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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했던 아이, 그 아이가 초등과정의 끝에 있다.

봄비(파주자유학교 교사) | 2011년 3월, 뽀글 파마를 하고 입학한 아이. 그 아이는 조용했다. 그냥 조용한 것이 아니라 아~주 조용했던 아이다. 자기를 소개하는 시간이 될 때면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와 목소리를 내지 않았고, 전체가 앉아 있을 때 본인에게 집중이 되는 시선이 느껴지면 또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곤 했다. 그래서 아이의 목소리를 듣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 조금씩 조금씩 학교에 익숙해지면서 아이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몇 달이 지난 후부터는 자신의 생각을 조금씩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워낙 조용했고, 내성적이던 자신의 성향이 강하였던지라 다른 아이들에 비하면 자신을 많이 드러내진 않았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될 때가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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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아이들의 진안체험 마지막 이야기

한아름 | 5학년 아이들의 진안체험 마지막 이야기 - 한아름(파주자유학교 교사) 마지막 날, 아침이다. 눈발이 날리더니 이내 펑펑 쏟아진다. 첫 눈을 진안에서 맞이하니 어떤 느낌이랄까? 하이얀 눈으로 우리를 축복해주는 것 같은? 그런 평온함이 마음을 채운다. 당번인 진소, 내인이, 충룬이가 7시 기상을 순조롭게 했고, 아이들을 깨우고, 기똥차게 맛있는 금사과를 잘라 놓고, 소불고기를 데우고, 이어 식사를 한다. 당번들은 뒷 설거지며 바닥까지 깨끗이 정리하고 한아름은 이른 점심으로 먹게 될 멸치 주먹밥과 소고기 고추장 볶음 주먹밥을 만든다. 8시 30분, 게르에 모여 몸과 마음을 깨우는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일정을 안내한 후, 5학년 아이들이 진안 체험 소감을 들려준다. 2박 3일은 짧아요. 형들과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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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아이들의 진안체험 두번째 이야기

한아름 | 5학년 아이들의 진안체험 두번째 이야기 - 한아름(파주자유학교 교사) 진안 생활 체험 이튿날이다. 어디를 가든 집 떠나면 먹고, 자고, 씻고 싸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느껴진다. 하루를 순조롭게 지내는 흐름과 상태는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어질 때 보이고 들리고 느끼는 영역이 확대된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무엇을 고집할 필요는 없겠다. 그러나 허투루 대할 것도 아니다. 아이들의 면역력과 성장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 충분한 식사량과 균형 잡힌 영양, 적절한 운동이 바탕에 있어야 한다. 진안에서의 우리 아이들은 일단 그 모든 것이 충족되어 있는 환경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듯 하다. 아침은 자유 식사란다. 빵은 어디에 있는지, 밥은 어디에 있는지, 조리 기구는 어디에 있고 설거지는 어떻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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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아이들의 진안체험 첫날의 기록!

2014년도 진안체험 5학년 아이들의 진안체험 첫날의 기록!- 한아름(파주자유학교 교사) 내년 6학년으로서 진안 과정에서 공부하게 될 올해 5학년들의 진안 생활 체험 첫날이다. 아침 9시 대화역 공영주차장에서 만나 배웅하는 부모님들께 인사하고 지하철을 탔다. 10시 40분 전북 안성행 버스에 올라타려면 시간이 조금 빠듯하다. 남부터미널역에 도착 예상 시간은 10시 33분.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를 타는 데까지는 7분밖에 없다. 몇 정거장 앞에서 미리 짐을 싸매고, 아이들에게 숙지를 시키고 전열을 가다듬는다. 이 버스 놓치면 3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그리고 가족 여행을 마치고 같은 날에 진안을 내려간다는 7학년 원근이에게 전화를 했더니 일찌감치 터미널에 도착했단다. 우리가 1, 2분 늦을 수 있으니 버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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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좋아서 괴롭히는 거야"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아이에게 "좋아서 괴롭히는 거야"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멀고느린구름 남자아이에게 치마가 들춰지는 아이스케키를 당한 여자아이가 울면서 교사를 찾아온다. 교사는 입가에 무척 자연스러운 미소를 떠올리며 짐짓 너그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다, 니가 좋아서 괴롭히는 거야." 적어도 내가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초등학교 혹은 유치원 현장에서 쉽게 목격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가정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위의 대사는 이웃집 아이에게 모종의 피해를 당하고 온 아이에게 많은 부모들이 종종 사용하는 위로(?)의 말일 것이다. 남아에게 당하고 온 여아에게 주로 사용되는 말이지만, 반대의 경우에도 똑같이 문제가 되는 말이다. 이런 위로의 말은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에게도 장기적인 판단의 착란을 불러일으킨다.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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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릿하게 만든 소리

날 짜릿하게 만든 소리- 봄비(파주자유학교 교사) 나는 음악교육을 전공하였다. 졸업하고 음악을 가르치며 사는 직업을 선택하였고, 레슨과 반주, 학교 음악 선생 생활을 하다 파주자유학교에 오게 되었다. 파주자유학교로 오면서 나는 지겨운 음악 교과서를 벗어던지겠구나... 하고 좋아했다. 정말 지겨웠었다. 같은 구절, 같은 음을, 10개 반을 돌며 똑같이 설명하는 내가 기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음악을 가르치는 일이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할 즈음 파주자유학교에 들어왔다. 와서 국어도 가르치고, 수학도 가르치고, 심지어 학교 다닐 때 가장 못 했던 미술과 체육을 가르친 적도 있었다. 다양한 과목을 가르치면서 내 스스로 너무 재미있었고, 음악 말고 다른 것을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내가 신기했다. 그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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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노동조합)는 좀 그렇지 않나요?

노조(노동조합)는 좀 그렇지 않나요? - 멀고느린구름 내가 국어 교사로 중학교 아이들을 만나던 시절의 이야기다. 교과서의 지문 중에 노동조합원과 사용자가 근로조건에 대해 협상하는 내용이 나왔다. 노동조합을 주제로 다룬 지문이 아니라, '협상의 대화법'이 주제가 되는 지문이었다. 기억하기로는 지문 속의 노동자와 사용자는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경청하고, 각자 조금씩 양보해서 적절한 협의안을 마련하고 악수를 했다. 중학생들을 상대로 한 교과서 지문으로서는 아름다운 결말이었지만, 현실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 아이들은 아마도 앞으로 점점 더 정규직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평생 직장이라는 말은 사라질 것이고, 5년을 주기로 이직을 해야하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이직이라도 할 수 있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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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나무반의 원격 학급회의

5학년 나무반의 원격 학급회의- 초아(파주자유학교 교사) * 아이들의 이름은 가명입니다. 나무반의 륜이는 천식으로 호흡 곤란을 경험한 적이 있어 메르스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가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저번주 목요일부터 가정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교재, 워크북 등등을 챙겨가서 학교의 시간표 그대로 집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일정이 바뀐 것이 있는지 아침에 확인문자를 보내기도 하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부탁하기도 하고 친구들과 이야기할것이 있으면 전화를 바꿔달라 부탁하기도 합니다. 교사에게는 공부할 거리를 더 달라고 기특하게 보채기도 하지요. 어제는 우리말과 글 시간에 교재에 있는 역할극을 혼자 소리내서 읽고 연습했다고 합니다. ‘초아~ 역할 놀이 꿀잼’ 이라는 문자를 보고 혼자서 등장인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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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잊지 못할 결혼식

평생 잊지 못할 결혼식- 한아름(파주자유학교 교사) 내일 모레, 일요일! 내 나이 마흔 둘에 직계가족들만 모시고 작은 결혼식을 한다. 예정된 결혼식은 평상복을 입고, 작은 반지 하나씩 나누어 끼고, 가족들 앞에서 신랑과 신부가 고마움과 약속을 표현하는 편지를 읽고, 이어 가족들 한 사람씩 돌아가며 축복의 말을 들려주고, 식사하는 것이 전부이다. 가족과 가족이 결합하는 결혼식이라 미리 인사드릴 데도 많고, 결혼식 전에 가깝게 지내자는 의미에서 양쪽 집을 여러 차례 오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책임감을 느끼고 바쁜 나날이었다. 신혼여행도 신랑 휴가와 여름방학 일정을 맞추어 가까운 곳에서 쉬었다가 오는 것으로 정했기에 결혼식을 마치면 곧바로 일상에 복귀한다. 주변 사람들은 메르스 바이러스로 아무리 흉흉한 시국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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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당히 답안지를 본다

나는 당당히 답안지를 본다- 봄비(파주자유학교 교사) 우리 학교는 1학년이 되면 수학 공부를 아이 개별 속도대로 할 수 있게 제작한 수학카드라는 것을 한다. 우리학교에서 하고 있는 수학카드는 이해하기 단원으로 시작해 기본과정, 심화과정, 테스트 과정. 단원정리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고, 작은 소단원이 기본적으로 5개 또는 6개 많게는 8개까지 세분화되어 이것을 모두 풀어내고 마쳐야 대단원 1을 끝내고 대단원 2에 진입할 수 있다. 이 구성을 얼핏 보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페이지 몇 장을 넘기다 보면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님을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느낀다. 또한 수학 수업 시간에는 획일적이고 일방적으로 교사 혼자 강의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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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그동안- 푸른지네(파주자유학교 교사)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책을 읽었다. 밭두둑을 일구어 감자와 고추를 심었고, 남은 이랑에 깨를 뿌렸다.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학교 주변의 풀을 뽑았다. 일요일에는 이웃의 농사일을 거들었다. 날마다 땀을 흘리고, 날마다 몸을 씻고, 날마다 긴 머리를 감았다. 어느 날 손에서 카메라를 놓았는데, 생각해 보니 내가 뷰파인더로 들여다보던 그 대상 속에 내가 들어가 있었다. 숲속에 홀로 서면 나는 한 그루 나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시야의 구 할이 초록이다. 그 중의 구 할은 그늘이고, 나머지는 꽃이다. 이팝꽃은 거의 끝물이고, 찔레꽃과 고광나무 꽃이 한창이다. 숲길을 걷노라면 짙은 국수나무 꽃향기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눈을 감게 만든다. 그동안 글은 쓰지 않고 책만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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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바람

따뜻한 봄바람- 봄비(파주자유학교 교사) 며칠 전 1학기의 마지막 과정, 들살이를 다녀왔다. 봄 들살이는 가을 들살이와 다르게 행복한 과정 아이들 전체와 선생님들이 서로를 의지하고 바라보며 관계를 밀도 있게 나누는 자리이기도 하고, 새 학기 시작 후 두 달간의 생활을 하며 서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혹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모습들을 보여주기도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봄 들살이는 짧지만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드디어 떠나는 날 아침. 너무 일찍 길을 나서는 바람에 8시 20분쯤 대화역에 도착했다. 그 때 길가를 보니 아무도 있지 않은 것 같아 커피를 한잔 마시고 아이들을 기다렸다. 기다리다보니 시간은 어느새 집결 시간이 다 되었고, 아이들과 만났다. 학교에서 만날 때와는 달리 들떠있는 아이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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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불러보는 사람

그냥 불러보는 사람- 푸른지네(파주자유학교 교사) 진안으로 거주지를 옮긴 지 두 달 되었고, 봄 들살이를 다녀왔다. 이번 들살이는 제법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운전을 안 해서 그런지 전혀 피곤하지 않고 정신도 거울처럼 맑다.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금주가 내 몸의 활력을 되살려 놓았다. 집에 있을 때보다 밥을 두 배쯤 먹는데 허리는 삼십대로 돌아갔다. 새로 산 옷은 없지만 입을 수 있는 바지가 많아졌다. 들살이를 가기 전 진안을 떠날 때, 아이들과 함께 심은 감자가 그새 싹을 틔워 뾰족뾰족 땅거죽을 뚫고 나오는 모양을 보고 왔다. 싹이 하나같이 시커멓고 두터웠다. 사람으로 치면 가슴팍이 두꺼운 사내, 민규나 무진이와 견줄 만하다. 우리 아이들은 일을 잘한다. 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벽화 그리는 일에 손을 보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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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나는 무엇이 두려운것인가

도대체 나는 무엇이 두려운것인가- 초아(파주자유학교 교사) 파주자유학교에서, 이 대안의 학교에서 일하게 된지 1년 반 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아이들의 즐거움과 평화, 성장에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 보석 같이 자기만의 색깔로 빛나는 아이들을 보며 살아있음을 느끼기도 한다. 함께 하는 공동의 사안에 대해 갈등을 꺼내놓고, 토론하고, 이해하고, 조정하는 모습을 보며 이 아이들의 미래가 궁금해지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아이들의 설익은 발언 한 마디에 밤늦게까지 뒤척이며 고민하기도 하고 오늘 교실의 그 상황에서 어떤 말과 태도가 아이들을 위한 교육적 맥락에서 최선의 방법이었을까 생각을 뜨겁게 정리하며 스트레스 받기도 한다. 교사라는 직업에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고 아이의 부모에게 받은 오해로 인해 상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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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빛깔 뽐내지 않아도 어여쁜 봄꽃처럼 피는 아이들

고운 빛깔 뽐내지 않아도 어여쁜 봄꽃처럼 피는 아이들- 풀꽃 풍경 하나, 전체회의가 있던 날 오늘은 파자(파주자유학교) 전체회의가 있는 날, 등교하자마자 아이들은 방석을 들고 초등 행복한과정 강당에 모여든다. 우리 학교는 매주 열리는 과정별 회의 말고도 한 달에 한번, 초중고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하는 전체회의가 있다. 초등 0학년부터 고등 11학년까지 한 자리에 모여, 전체 생활 규칙을 정하거나 함께 의논하고 풀어야 할 안건들을 논의한다. 교사와 학생이 한 표씩 모두 동등한 투표권을 가진다. 전체회의에서 안건 상정은 동의 재청이 5명 이상이어야 한다는 회의 규칙이 있다. 그런데 이날 초등과정의 한 아이가 이 규칙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니냐며 안건을 냈다. 과정별 회의도 아니고 학교 전체 식구가 참석하는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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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열어 보기 - 애증의 대안교육

애증의 대안교육- 멀고느린구름 대안은 없다 : 대안학교 졸업자 인터뷰(트웬티즈 타임라인) 위 링크는 각각 다른 대안학교를 졸업한 청년 세 사람이 모여 대안학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기사입니다. 제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대안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다음의 심리 단계를 대체로 겪는 것 같습니다. 1. 대학/사회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대안학교에서 자신이 배운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절감한다. 2. 제대로 된 학습 기회를 제공해주지 않은 대안학교를 원망한다. 3. 우여곡절 끝에 대학/사회에 진출한다. -> 새롭게 만난 또래와 문화나 지적 정보의 격차를 다시 한번 절감한다. 4. 대안학교에 대한 원망이 증가한다. 그러나 그것과 비례해서 행복하고 즐거웠던 대안학교 시절에 대한 애정도 깊어진다. 5. 애증의 감정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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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차 한잔, 향긋한 차 한잔

따뜻한 차 한잔, 향긋한 차 한잔- 한아름(파주자유학교 교사) 새학기다. 우리 3-4학년 반 이름은 '라온'이다. 즐겁다는 뜻의 순 우리말이다. 슬이가 낸 이름이 아이들의 손에서 우리 반 이름으로 결정되었다. 새 시간표를 만들어 붙이고, 반장 순서도 정하고, 학급회의 날짜와 닫는모둠에 대해서도 정했다. 4학년은 5학년 교실로 이동하여 합반 수업이 많다. 그래서 2-3학년으로 완전히 밀착했던 작년과 달리 3-4학년으로 구성된 우리 반은 올해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다. 선생님도 각 학년 교과를 고르게 맡아 수업에 들어 오시기에 우리 라온반은 한아름과 지내는 시간이 작년에 비해 적다. 그래서 좋다는 녀석이 있고, 왠지 자주 못 보는 것 같다고 말하는 녀석도 있다. 똑같이 나도 말해줬다. 그래서 나도 좋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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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열어보기 - IS에 가담한 청소년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교사들에게

IS에 가담한 청소년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교사들에게- 멀고느린구름 현직 교사 "IS 청소년 가담 이해해야" 옹호 글 일파만파(매일경제)* 제목을 클릭하면 기사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며칠 전, 위에 링크한 기사를 읽고 깜짝 놀랐다. 위 기사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의 한 현직 교사가 IS에 가담한 김군을 옹호하는 글을 웹에 게시했고, 해당 교사는 평소에도 반 정부 성향의 글을 자주 올리는 정치교사였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원저자의 글을 완전히 거꾸로 뒤집어서 오독하고 문장에서 일부분만을 자른 뒤 기자 본인의 집필 의도에 맞추어 편집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당 교사는 글에서 오히려 김군이 IS에 가담하지 않았어야 한다고 타이르고 있다. 매일경제의 이 기사는 조선일보도 보도(*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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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얼마나 기다려야 좋을까

아이를 얼마나 기다려야 좋을까 - 멀고느린구름 우리나라의 공교육과 대안교육의 한 갈래인 자유학교 계열의 자유교육 간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나는 역시 '기다림의 여유'가 아닐까 싶다. 요새의 공교육 속에 기다림이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교사도 아이도 부모도 모두 즉각적인 결과를 바라고, 꾸준한 과정 속에서 미묘한 변화하는 모습들을 진득하게 지켜보는 기다림의 여유가 없다. 따라서 곧바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아이들에게만 '천재, 영재, 인재'의 수식어가 돌아간다. 아직, 제 길을 찾지 못했거나, 배움에 미처 흥미를 못 느끼고 있거나, 성장이 느린 아이들은 마치 교육의 부속물처럼 되고 만다. 사실은 오히려 그런 아이들이야 말로 가장 적극적인 교육의 혜택을 받아야 할 아이들인데도 말이다. 교사가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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