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세상 어때요?
이런 세상 어때요? |
2. 저신장 장애인들의 롤모델 마이클 애인 교수 |
2. 저신장 장애인들의 롤모델 마이클 애인 교수
- 금안당
진실로 중요한 것은
"사람의 체격이나 외모보다는 그 사람의 내면에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가" 이다.
키 131cm면 누구만할까? 아마도 평균적인 초등 저학년 아이들의 신장일 것이다.
그런데 지난 23일 방한한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소아정형외과 마이클 에인(52) 교수는 키가 131cm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러니까 그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큰 두상과 짧은 팔다리를 지닌 '난쟁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왜소증 전문 의사'로 기형적인 신체 비율 때문에 저신장 장애인들이 겪는 관절과 연골 등 질환 전문가로, 그가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것은 한국의 저신장 장애인들을 만나 희망도 주고 진료도 해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특히 그는 저신장 장애우들이 자신을 보면서 "그가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길 무엇보다 바란다고 했다.
"키 131cm 의사가 된 나를 보고 희망 갖길"(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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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리 미국이라도 저성장 장애인인 그가 의사가 되기는 쉽지 않았다. 의대 30곳에 지원을 했다가 퇴짜를 맞고, 재수 후 다시 지원한 30곳 중 1곳에서 다행히 그의 신체조건으로도 충분히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해준 덕분에 의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가 전에 다니던 대학의 야구팀에서 2루수 역할을 충분히 해낸 걸 확인한 덕분이었다.
우리나라라면 어땠을까? 장애인들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도와줄까? 몇 년 전에는 뇌성마비이면서도 미국의 조지 메이슨 대학 교수가 된 정유선 씨의 이야기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도 그나마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덜한 미국이어서 가능했던 게 아닐까?
물론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마음이다. 정유선 씨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남들보다 좀 더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걸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이는 아주 잘 닦인 아스팔트 길을 걸 수도 있다" 하지만 "비포장도로건 아스팔트건 누구나 자신의 길에서 장애물을 만나 부딪치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등을 보이고 달아나느냐 맞서 넘어가느냐이다."
우리나라에도 신체장애인임에도 장애를 딛고 대학교수가 된 몇몇 사례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차이는 조지 메이슨 대학의 학생들이 정유선 교수를 대학 최고의 교수로 뽑은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미국 같은 문화에서는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기울어 성과를 이루어내는 그 과정을 높이 사지만, 우리 문화에서는 그 결과만을 단순 비교하여 장애인들을 쉽게 내친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인터넷으로 검색해봐도 장애인으로서 오래 대학교수 직위를 유지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전직 교수였던 한 분은 장애인 차별로 결국 대학 강단을 떠나야 했고, 학교측으로부터 명예훼손 소송까지 당해야 했던 사연이 인터넷에서 검색되기도 한다.
물론 모든 장애인을 교수로 받아줘야 한다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대학사회라면 우리나라의 최고 지성들이 그 문화를 형성하는 곳이 아니겠는가? 이런 곳에서도 장애인들이 차별 받는다면, 우리 사회 다른 분야들에서의 차별 정도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싶어서 하는 이야기다.
나는 이제 우리 나라도 선진국이 된 지 오래 되었으니, 적어도 앞으로 10년 안에는 루게릭 병을 앓고 있는 스티븐 호킹이나 소아마비 장애인이었던 루즈벨트 대통령까지는 안 되더라도, 그래도 그가 장애인이어서 더 빛나는 세계적 유명 인물 한 사람쯤은 우리나라에서 나오길 기대한다.
그리고 이렇게 되기 위해서 비장애인=정상인이라고 자처하는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장애인들을 동정하지도 무시하지도 않는 것이고,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기회를 갖는지 신경 써주는 것이다.
2014.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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