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를 보기에 앞서 

- 멀고느린구름



지난 6월 18일 국회도서관에서 '게임, 중독인가 예술인가' 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저는 진중권 씨의 트위터 홍보로 이 행사를 알게 되었고, 위 영상이 올라오는 즉시 흥미롭게 시청을 했습니다. 게임에 대한 각자의 입증을 충분히 들어볼 수 있는 좋은 토론회였습니다. 


게임에 대해서는 대안학교 교사들 사이에서도 입장차가 분명히 갈리고는 합니다. 물론, '대안학교 교사'라고 하는 카테고리는 그 자체로 무의미하긴 합니다. 대안학교 교사라고 해서 무언가 공통의 이념을 공유하고 있거나 한 것이 전혀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안학교 교사'라는 용어는 '인간'이라는 용어 만큼이나 다양한 내포를 지니고 있습니다. 


저는 주로 게임의 유익성에 대해 손을 들어주는 입장을 취하며 외로운 논쟁을 벌이고는 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에 고등과정 아이들과 토론 수업을 진행하며 거꾸로 게임의 해악성을 주장해야 하는 입장에 서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전과 다르게 착실하게(웃음) 자료를 준비해와서 열띠게 게임의 유익성을 주장하는 통에 상당히 수세에 몰리기도 했습니다만, 저도 나름 게임 피해자(?)의 입장에서 충실하게 반박 논리를 폈습니다. 


그 과정에서 깨닫게 된 것은 게임을 옹호하는 입장도 반대하는 입장도 마치 서로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벼랑끝에 선 심정으로 자신의 주장에 몰입하게 되고 만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게임을 변호하던 저도 반대의 입장에 서니 그 암담한 상황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저는 이렇게 해보는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우선, 모두 자신의 답안지를 내려놓읍시다. 그리고 먼저 충분히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내 말이 답이다라는 생각을 전혀 품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내려놓으려고 노력하며 상대의 마음이 되어 귀를 기울여 봅시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가 끝나고, 서로의 목소리가 충분히 내 속에서 비슷한 비중으로 주거니 받거니 하게 되었을 때 조용히 새로운 길을 떠올려봅시다. 어떨까요? 


이 동영상은 그 일을 좀 더 한 발짝 떨어진 관점에서 3자의 입장이 되어 취해보기 좋은 수단이 될 것 같습니다. 모쪼록 한번,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2014. 6. 27. 



날짜

2014. 6. 2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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