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열어보기, '인터스텔라' 보기 전에 준비운동 

- 마음 



요즘 화제가 되는 영화는 단연코 '인터스텔라'라고 할 수가 있겠죠? 막 개봉한 영화를에 초를 치는 '스포일러'를 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알고 가면 좋은 정보를 제공해 드리죠. 


가장 중요한 정보로 우선 이 영화는 깁니다. 통로쪽을 확보 하시고, 음료수는 삼가세요. ^^


지구의 미래를 그린 그 어떤 영화를 떠올리더라도 대부분 암울합니다. 인류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첫번째 요인은 단연코 핵전쟁이죠. 핵의 오염으로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땅. 그래서 인간은 지구를 떠나거나 지구 위에 거대한 위성을 띄워서 살죠.


'인터스텔라'는 아주 현실적인 위험으로 부터 출발 합니다. 식량이죠. 지구 자체가 인간을 거부하기 시작 합니다. 지구의 온난화는 다른 말로는 지구의 사막화. 농사를 도저히 지을 수 없는 지구. 위기의 출발은 여기부터 시작합니다. 분에 넘치는 풍요 속에서도 탐욕스럽게 더 많은 사치를 위해서 경쟁했던 인류는 그로인해서 위기를 맞이 합니다.


요 정도의 지구상황과 더불어 다음은 물리학에 대한 상식을 채우고 가야 할 차례 입니다. 과학에 대한 설명은 SNS의 과학독서그룹에서 만난 자상한 어느 아버님의 글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2014. 11. 10. 



* 페이스북의 친구이신 복경수님의 포스팅을 아래에 붙입니다. 복경수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어제 <인터스텔라> 상영관 가는 길에 차안에서 아이들에게 해줬던 말



1. 우리가 곧 볼 영화 <인터스텔라>를 만든 감독은 니들도 봤던 영화 <인셉션>도 만들었다. 관객들에게 디게 불친절한 감독이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봐라. 액션 영화 아니여.


2. 상영 시간이 3시간이나 되니까 영화 보기 전에 꼭 오줌을 누어라.


3. 영화 내용을 아예 모르고 보는 게 좋다. 아빠도 인터넷 같은데서 이 영화 줄거리가 나오면 일부러 안봤어. 하지만 이 영화는 상대성 이론과 블랙홀을 소재로 삼았다니 이것에 관해서는 아는대로 몇 가지 말해줄께. 


3.1. 속도를 빨리 내면 시간이 느리게 간다. 이게 특수상대성 이론.


3.2. 중력이 큰 곳에 있으면 시간이 느리게 간다. 이게 일반 상대성 이론.


3.3. 위 두 개의 이론은 수학적으로 배우기도, 설명하기도 힘들지만 어쨌든 관측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똥마려울 때 시간이 천천히 가다가 똥 눗고 난 다음엔 시간이 정상적으로 가는, 그런 심리적인 상대성이 아니라 정말 속도와 중력에 따라 각자의 위치에서 시간이 각자 다르게 흐른다. 


일례로, 아빠가 지금 운전하며 보는 네비게이션 '김기사'는 특수 상대성 이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을 참고하지 않으면 엉망이 되어버린다. 네비게이션은 총알보다 열 배 이상 빨리 날아다니는 인공위성으로부터 좌표 신호를 받게 되는데, 인공위성은 엄청 빠르니까 거기 시계는 느리게 가겠지?(특수 상대성 이론) 또 우리가 있는 곳의 중력은 인공위성이 받는 중력 보다 크니까 거기에 비해서 시간이 느리겠지?(일반 상대성 이론)


이 두 지점의 시간 차이를 보정하지 않으면 하루에 오차가 10 Km 이상 난단다. 


3.4. 시간이 상대적으로 다르다고 해서 이걸 엉뚱하게 오해하면 안된다. 내가 있는 곳이 시간이 느리게 간다고 동작도 슬로우 모션 식으로 느려지거나 시계 초침이 천천히 가는 게 아니다. 각자가 느끼는 시간은 각자 정상적(?)으로 흘러간다. 일단 영화 보기 전에 이것만 기억해두면 된다.


3.4. 블랙홀은 무게가 태양보다도 훨씬 더 나가는 큰 별이 붕괴된 검은 별이다. 왜 검냐고? 로케트가 하늘로 솟다가 힘이 딸리면 떨어지지? 지구 중력이 끌어당기기 때문이지. 빛도 마찬가지다. 별이 아주 큰 중력으로 당기니까 빛도 힘이 딸려서 흡수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검은 거다. 이것도 시간이 없으니 일단 그런가부다 하자. 이 별은 중력이 엄청 크니까 근처에만 있어도 시간이 느리게 가겠지? 당근 엄청 느리게 간다. 영화관 다 왔다. 강동 CGV!


추가: 페친 여러분께는 부연설명 하자면 밑천 들통나고 망신 당할게 뻔하니 세계적인 물리학 권위자의 말씀을 발췌합니다. 스티븐 호킹 박사와 맞짱 뜨시는 분이니 신뢰할 수 있을겨!


"큰 블랙홀은 또 하나의 아주 간편한 타임머신이다.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여기서 살펴보자. 무엇보다 먼저 궤도 운동을 하는 우주 정거장과, 당신을 지평선(블랙홀의 경계) 근처에 내려놓을 긴 밧줄이 필요하다. 당신은 지평선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려고는 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확실히 지평선 속으로 떨어지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 밧줄은 아주 튼튼해야만 한다. 우주 정거장의 윈치(winch : 기중기)가 당신을 아래로 내려놓았다가 정해진 시간 뒤에 다시 당신을 감아올린다.


당신이 1,000년 후의 미래로 가고 싶다고 해 보자. 그리고 중력 가속도로 인한 불쾌감이 너무 크지만 않다면 당신은 1년 정도는 기꺼이 밧줄에 매달려 있으려고 한다. 이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그려려면 우리 은하만큼 큰 지평선을 가진 블랙홀을 찾아야만 한다. 만약 당신이 중력으로 인한 불쾌감을 감수할 수 있다면, 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훨씬 더 작은 블랙홀을 이용하면 된다. 다만 지평선 근처에 있는 당신은 몸무게가 마치 45억 킬로그램이나 나가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밧줄에 매달려 1년을 보내고 난 다음, 우주 정거장으로 되돌아오면 당신을 1,000년 후의 세상이 맞이해 줄 것이다. 적어도 원리적으로 블랙홀은 정말 미래로 가는 타임머신이다.


그렇다면 과거로 가는 것은 어떨까? 당신은 과거로 가는 타임머신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오, 슬프게도 시간을 거꾸로 거스르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할 것 같다. 물리학자들은 가끔 양자 웜홀을 통하면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추측하기도 하지만, 시간을 거슬러 뒤로 가게 되면 항상 논리적인 모순에 봉착한다. 내 생각에 우리는 미래로만 갈 수 있는 것 같다. 이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중력이 시계를 늦춘다.


블랙홀이 타임머신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블랙홀이 시공간의 기하를 심하게 뒤틀어 놓기 때문이다. 이렇게 뒤틀린 시공간은 세계선의 위치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세계선을 따라 흐르는 고유 시간에 영향을 준다. 블랙홀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 그 영향은 무척 약하다. 그리고 블랙홀의 존재가 고유 시간의 흐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시계를 밧줄에 매달아 지평선 바로 위에 가져다 놓으면 시공간의 뒤틀림 때문에 시계가 느려진다. 사실 당신의 심장 박동과 당신의 신진대사와 심지어 원자의 내부 운동을 포함한 모든 시계가 느려진다. 그러나 당신은 이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다. 그리고 당신은 우주 정거장으로 돌아와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시계를 정거장에 남아 있던 시계와 비교한 후에야 비로소 두 시계가 일치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이렇듯 무거운 질량 가까이에서 시간이 상대적으로 느려지는 현상을 '중력 적색 이동'이라고 한다. 아인슈타인이 일반 상대성 이론의 결과로서 발견한 이 현상은, 모든 시계가 똑같은 속도로 똑딱 거리는 뉴턴의 중력 이론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 레너드 서스킨드. 이종필 역 <블랙홀 전쟁> p92 ~ p94 - 





날짜

2014. 11. 1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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