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3건이 검색되었습니다.

그동안

그동안- 푸른지네(파주자유학교 교사)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책을 읽었다. 밭두둑을 일구어 감자와 고추를 심었고, 남은 이랑에 깨를 뿌렸다.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학교 주변의 풀을 뽑았다. 일요일에는 이웃의 농사일을 거들었다. 날마다 땀을 흘리고, 날마다 몸을 씻고, 날마다 긴 머리를 감았다. 어느 날 손에서 카메라를 놓았는데, 생각해 보니 내가 뷰파인더로 들여다보던 그 대상 속에 내가 들어가 있었다. 숲속에 홀로 서면 나는 한 그루 나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시야의 구 할이 초록이다. 그 중의 구 할은 그늘이고, 나머지는 꽃이다. 이팝꽃은 거의 끝물이고, 찔레꽃과 고광나무 꽃이 한창이다. 숲길을 걷노라면 짙은 국수나무 꽃향기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눈을 감게 만든다. 그동안 글은 쓰지 않고 책만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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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불러보는 사람

그냥 불러보는 사람- 푸른지네(파주자유학교 교사) 진안으로 거주지를 옮긴 지 두 달 되었고, 봄 들살이를 다녀왔다. 이번 들살이는 제법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운전을 안 해서 그런지 전혀 피곤하지 않고 정신도 거울처럼 맑다.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금주가 내 몸의 활력을 되살려 놓았다. 집에 있을 때보다 밥을 두 배쯤 먹는데 허리는 삼십대로 돌아갔다. 새로 산 옷은 없지만 입을 수 있는 바지가 많아졌다. 들살이를 가기 전 진안을 떠날 때, 아이들과 함께 심은 감자가 그새 싹을 틔워 뾰족뾰족 땅거죽을 뚫고 나오는 모양을 보고 왔다. 싹이 하나같이 시커멓고 두터웠다. 사람으로 치면 가슴팍이 두꺼운 사내, 민규나 무진이와 견줄 만하다. 우리 아이들은 일을 잘한다. 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벽화 그리는 일에 손을 보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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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과의 두 번째 작별인사

진안과의 두 번째 작별인사 - 이나라(파주자유학교 9학년) 이제 학교가 겨울방학을 코 앞에 두고 마지막 정리를 하고있습니다. 학생들은 각자의 추억을 정리 하며 마무리를 하고, 선생님들은 언제나 바쁜 일정속에서 정신없이 마무리를 하고, 학교는 새하얗게 눈으로 장식을 하고 마지막 까지 학생들을 기쁘게, 춥게, 따듯하게 해주며 모두들 각자 다 다른 방법으로 올해를 끝내고 있습니다. 이제 또 2014년이 다가오고 우리들은 1살을 더 먹게 되겠죠. 1살을 더 먹는 다는 것은 때로는 걱정이 될 수도 있고, 기쁨, 슬픔, 설레임 등등 많은 감정들을 불러일으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아마도 우울함인 것 같아요. 제 나이 때 나이를 먹는게 무슨 우울한거냐고 그러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전 우울합니다. 왜냐 새로운 공부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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