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대안학교 '행복한학교(현재 '파주자유학교'로 통합)' 교사들의 에세이를 모은 <행복한 3.5년의 기록>에 수록된 글을 소개합니다. 글에서 나오는 아이들의 이름은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비폭력의 문화 만들기

- 나팔꽃(前 파주자유학교 교사)



교사회의에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아이들의 문화속에 물리적 폭력이 일상화되었다는 것을 모두 공감했습니다. 툭탁거리던 장난이 치열한 몸싸움으로 바뀌는 일처럼 눈에 확연히 보이는 싸움 외에도 평범한 일상에서조차 쉽게 주먹이 나가고, 말로 하다 안 된다 싶으면 꼬집기, 뺨 때리기, 등 두들기기, 무릎으로 가격하기, 누르기, 할퀴긱 등의 다양한 전법^^이 한치의 망설임 없이 구사되는 일이 비일비재하였습니다. 


이에 교사회에서는 근본적으로 물리적 폭력이 없는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나아가 폭력적이지 않은 다양한 문제해결 방법을 아이들이 습득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러한 일환으로 우선은 아이들에게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어떠한 상황에서도 물리적 폭력은 용납치 않으며, 이를 어길 시에는 벌칙을 주기로 하였으며, 이를 지난주 전체회의에서 아이들에게 전달하였습니다. 


물리적 폭력과 관계된 일이 있을 시에는 교사에게 바로 도움을 청하기로 하였고, 교사는 관계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정황을 정리한 뒤 사건의 경중을 판단하여, 경미한 경우에는 교사가 직접 벌칙을 주고, 그렇지 않다고 판단될 시에는 전체회의에 안건을 상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전체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되어 벌칙이 부여되는 일이 3회가 되면 '생각의 날'을 갖게 되며, 그 날은 학교에 오지 않고 집에서 왜 생각의 날을 갖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지난 주 전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에 대해 아이들에게 안내가 된 뒤로 이번 주는 그 빈도 수가 많이 줄어들기는 하였으나, 새로이 생긴 규칙에 따라 자기 스스로 그간의 습관을 100% 제어하며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기에는 기간이 워낙 짧은지라 경고를 받고 벌칙을 수행한 아이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경미하다 여겨 '10분간 침묵하기', '장작 나르기', '트램펄린 이용 금지' 등의 벌칙을 받은 경우들이 대부분이었고, 이번 주 전체회의에 상정된 경우도 1건 있었습니다. 


각 가정에서도 형제간의 싸움, 친구와의 싸움에 대해 물리적인 폭력을 이용해서 해결하려는 경우, 단호히 대응을 해주시기 바라며,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해결하지 못하고 집에 돌아간 경우, 교사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전체회의에 안건을 올려보라고 지도해주시기 바랍니다. 



2008. 3월. 



날짜

2014. 10. 1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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