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칭찬기법에 대한 단상
- 멀고느린구름
[참고 글] 올바른 칭찬만이 고래를 올바르게 춤추게 한다 (출처 : TIOETs 블로그)
위에 링크한 글은 한 블로그에서 발견한 육아 시 칭찬법에 대한 글입니다. 링크한 글을 먼저 읽어보시고 제 다음 글을 읽는 게 더 이해하시기 편할 것 같습니다.
최근 제 페이스북 타임라인에도 '노력에 대한 칭찬'은 하되 '타고난 재능(혹은 지능)'에 대한 칭찬은 절대해서는 안 된다는 한 블로거의 글이 올라와 유심히 본 일이 있습니다. 그 블로거가 마치 재능에 대한 칭찬을 아이에게 독약을 먹이는 일처럼 표현해서 좀 놀라웠습니다. 대학에서 교육심리학 수업을 이수한 적이 있는 분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칭찬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으냐는 것은 여전히 교육심리학의 미완의 과제입니다.
재능에 대한 칭찬이 아이의 자존감을 북돋는 요소도 있는 반면 과도한 칭찬은 학습 욕구 감소 및 왜곡된 자기 인식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한편, 노력에 대한 칭찬이라고 해서 부정적 요소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역시 과도하게 아이의 성실성과 노력에 대해 보상하는 것처럼 칭찬을 하게 되면 아이는 과중한 책임감에 사로잡힐 수도 있고, 진정한 자기 자신의 재능을 스스로 발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어느 쪽이든 '과한 것'은 역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마련이지요.
서양의 교육심리학은 근원적으로 교육을 '훈련'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양 교육학에 자주 등장하는 '강화'라는 단어가 단적으로 드러내듯이 서양식 주류 교육학은 인간을 모종의 기계장치로 보고 어떤 인풋을 넣었을 때, 효율적인 아웃풋이 나오느냐 하는 식으로 교육을 바라봅니다. 교육 심리라고는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심리'가 결코 우리가 생각하는 기뻐하고, 슬퍼하며, 화내고, 웃는 그런 심리는 아니지요. 서양인들의 사고 저변에는 '이성'에 대한 숭상이 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이성'만으로 이루어진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이성 못지 않은 감성이 있습니다. 다른 표현으로 직관과 심미성이 있습니다.
저는 서양식 '칭찬기법'이 종종 실패하는 원인은 그것이 기법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말일까요. 아이를 똑똑하게 하려는, 혹은 이런저런 방향으로 부모의 뜻에 맞게 훈련시키려는 목적에서 시행하는 '칭찬기법'은 단기간에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실패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칭찬기법 속에 담긴 목적성을 금새 읽어내기 때문이죠.
말이 길어지고 있는데 정식으로 길게 쓰려던 글이 아니어서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칭찬'은 교육 기법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저 아이의 어떤 순간과 성취에 대한 심미적 감탄입니다. 뜻하지 않은 순간에 발생한 기쁨을 상대에게 따스하게 전달하는 방법일 뿐입니다. 칭찬을 기술이 아닌, 가슴으로 할 때는 그것이 재능에 대한 칭찬인지, 노력에 대한 칭찬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그저 자기 자신이 부모에게, 혹은 다른 타인에게 중요한 존재가 된 그 순간의 느낌을 아름답게 받아안을 뿐입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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