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도 다 지났는데 웬 산타클로스 얘기인가 생각하시는 독자 분도 있으실 것 같네요. 이 글은 지난 2011년 9월에 '멋진곰'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산타클로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일화를 적은 글입니다. 막바지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우리 마음 한 켠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아 다시 옮겨봅니다 : )
산타클로스는 있는가 (2011)
- 멋진곰(前 파주자유학교 교사)
4, 5학년 아이들은 벌써 산타클로스는 없다고 하네요. 부모님이 방에 들어오셔서 선물을 놓고 가는 것을 봤다고 하는 아이, 아빠 글씨체가 산타클로스가 준 편지랑 똑같다는 아이, 굴뚝도 없는데 어떻게 오냐는 아이, 전 세계 인구가 얼마나 많은데 동시에 나눠줄 수 있겠냐는 아이, 눈에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산타클로스가 있겠냐는 아이, 그래도 각자 믿는 것에 따라 산타클로스의 존재는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는 아이, 이렇게 각자 생각을 나눴습니다.
부모님들 생각을 정리해온 것도 들어봤는데 산타클로스를 생각하면 기쁘고 행복하니 믿고 살겠다라고 하시는 부모님, 착하게 살았는데도 선물을 안 주는 것을 보니 없을 거라시는 부모님, 각자 믿는 것에 따라 산타클로스의 존재는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시는 부모님, 모른다는 부모님, 부모님들 생각을 이렇게 또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평소에 크리스마스 선물 이런 것은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사는데요. 그러다보니 산타클로스는 어렸을 적 조그마한 해프닝처럼 느끼고 살았지요. 하지만 이번에 아이들이랑 수업을 하면서 산타클로스가 있구나하고 믿고 살고 싶어졌습니다.
벌써 100년전에 쓴 <뉴욕 선> 편집장 글 덕분에요. 감동적이어서 함께 나누고 싶어요. 사실 아이들과도 감동을 함께 나누고 산타클로스는 있다고 함께 기뻐하고 싶었는데 우리 아이들은 너무 현실적인가봐요. 그래도 절대 없다네요.
부모님들은 글을 읽어보시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산타클로스는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멋진곰이 너무 감상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궁금하네요.
사랑하는 버지니아 양에게
버지니아 양의 친구들이 옳지 않습니다. 의심이 많은 시대에 태어났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았겠지요.
요새는 눈에 보여야만 믿는 이들이 많습니다.
지각의 영역은 조그마한데도 그 작은 지각 능력 속에 들어오는 것만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른이든 어린이든, 그가 갖고 있는 지각은 조그마할 뿐입니다.
이 거대한 우주는 그 속에 사는 인간의 지각으로만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산타클로스는 존재합니다.
그의 존재는 마치 사랑과 관용과 헌신이 존재하는 것처럼 확실합니다.
버지니아 양이 잘 알고 있듯이 사랑과 관용과 헌신은 우리 주위에 흘러넘쳐서 삶에 아름다움과 기쁨을 가득 채웁니다. 오! 만일 산타클로스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이 얼마나 황량해질까요!
마치 버지니아 양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과도 같이, 산타클로스가 없다면 세상은 황량해질까요!
마치 버지니아 양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과도 같이, 산타클로스가 없다면 세상은 황량해질 것입니다. 이 세상을 그런대로 살아갈 수 있으려면 어린아이와 같은 믿음도 있어야 하는데 만일 산타클로스가 없다면
그런 것들도 다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어린 시절에 충만하던 영원한 빛이 꺼지고 말 것입니다.
산타클로스가 없다고요? 요정이 어디 있느냐는 것과 같습니다.
구할 수 있는 사람을 다 구해서 크리스마스 전날 밤 집집마다 굴뚝을 모두 지키라고
아빠에게 부탁한다고 합시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산타클로스가 오는 것을 본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것이 산타클로스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세상에서 가장 분명한 실존은 어린이나 어른이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들입니다.
요정이 잔디밭에서 춤추는 것을 본 적이 있나요?
세상에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볼 수도 없는 놀라운 일들이 많은데
그 놀라운 것들을 인간이 모두 생각해내고 다 상상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가 갖고 노는 딸랑이는 부수어 보면 그 속에 무엇이 있기에 그런 소리를 내는가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가장 힘센 사람들이 모두 힘을 합쳐서도 도저히 부수고 들여다볼 수 없는
베일로 싸여진 안 보이는 세계가 있습니다. 다만 믿음만이, 상상만이, 시만이, 사랑만이 그리고 로맨스만이
그 커튼을 열어서 거기에 있는 초자연의 아름다움과 영광을 목격하고 그려볼 수 있습니다.
그런 것들도 모두 실존하느냐고요?
오! 버지니아 양, 이 세상을 다 뒤져보아도 그보다 더 분명하게 존재하고 실존하는 것은 없습니다.
“산타클로스가 없다!” 천만예요. 산타 할아버지는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살아 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천 년이 지나도 산타 할아버지는 어린이들의 가슴속에 기쁨을 주면서 영원히 살아 있을 것입니다.
<뉴욕 선> 편집인 프랭크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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