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나 클래식보다는 세상소리 경험 먼저(베이비트리)

* 제목을 클릭하면 기사 원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뭐랄까, 요즘 영유아 교육의 모습을 보면 뭐든지 '조기에 하면 좋다'라고 하는 그릇된 인식이 퍼져 있습니다. 과연, 조기교육은 만능일까요? '완전식품'이라고 그렇게 극찬하던 우유마저도 요새 와서는 여러 좋지 않은 소리를 듣고 있는 걸 보면 정말 세상에 '만병통치약'이란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완전하다, 완벽하다고 자랑하는 것일 수록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다각도로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요. 조기교육도 다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조기 교육 중에서도 특히 '음악'은 무조건 빨리하는 게 좋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위 기사에서 발도로프 사범대 교수인 라인힐트 브라스는 9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무조건적인 악기 교육이나 클래식 감상 교육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이들이 세상의 소리를 충분히 듣고, 그것에 공감하는 능력이 채 발달되기 이전에 인공적인 소리들을 지나치게 습득하면 아이 고유의 심미적 세계가 외려 좁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봅니다. 


작가의 자질이 엿보인다고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아이에게 처음부터 세계문학전집을 읽히는 부모는 없을 겁니다. 당연히 쉬운 동화책부터 읽히겠지요. 그림에 자질이 엿보인다고 고흐 그림을 베껴서 그려보라고 트레이닝을 시키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어째서 음악은 다짜고자 클래식을 듣게 하고, 어려운 곡을 연주할 수 있도록 혹독한 훈련을 시킬까요? 


듣자하니 요즘 유럽에서는 혹독한 조기 음악 교육이 아동인권에 심대한 위해를 가한다고 여겨, 과거와 같은 도제식 레슨은 제한하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 클래식의 고장인 유럽 음악계에 과거와 같은 '신동'이 잘 등장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동'이 등장하지 않았다고 해서 클래식 음악계가 활력이 떨어진 건 아닙니다. 완숙한 경지에 오른 여러 음악가들이 왕성히 활동하고, 또 새로운 자기만의 음악 세계를 쌓아올린 신예들이 등장해 참신한 해석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거장의 음악을 완벽히 재현하는 모사의 시대가 가고 창의성의 시대가 바야흐로 도래한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우리의 자리를 또 한 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 멀고느린구름


2015. 1. 7. 



날짜

2015. 1. 7. 23:10

최근 게시글

최근 댓글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