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스마트폰 사용자 4,0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단연코 독보적인 전세계 스마트폰 보급률 1위 국가입니다. 


스티브잡스의 아이폰으로부터 촉발된 스마트폰 대유행은 가히 혁명이라고 이를 수 있을 만큼 우리의 삶을 또다른 모습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변화된 모습이 장미빛 미래가 아님을 입증하는 여러 현상들이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위 다큐멘터리에서 나타나는 인간 소외의 모습은 이제 결코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일상의 모습으로 점점 자리잡아 가고 있지 않나요? 저 역시 초기에는 사람들과 함께 있거나, 어떤 일을 협력해서 할 때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모습을 굉장히 비판적으로 여기고, 평가했던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가끔씩 정신을 차리고 제 자신을 돌아보면 저 스스로가 바로 비판 받을 행동을 하고 있더군요.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서도 스마트폰 트위터의 타임라인을 훑어보고 있고, 책을 읽는 도중에도 문득문득 스마트폰을 꺼내 최신 기사를 검색해보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당장 알지 않아도, 아무런 상관이 없는 정보들에 목말라 하는 저 자신을 깨닫고 나서 조금 놀랐습니다. 또한 점점 사람과 함께 있어도 곁에 있는 상대와 이야기하는 것보다 스마트폰 속의 재미난 정보들에 더 흥미를 느끼는 경우를 대하면서 우리의 삶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하게 살펴봐야겠다는 경각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오늘 아침 우연히 찾아보게 된 저 영상은 또 한 번 강렬하게 제게 반성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아이폰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는 선불교에 심취한 불교도였습니다. 최근 그 역시 자녀에게는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시켰다고 하는 기사가 나와 화제가 된 일이 있습니다. 그가 스마트폰을 통해 이루려고 했던 것은 어쩌면 불교적인 인드라망의 세계(모든 것이 서로 인연이 되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세상)를 기술적으로 현실화 시키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람이 서로 하나가 되는 세상을 꿈꾸었던 그였지만, 그가 죽은 뒤 오히려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하나가 되기보다 더욱 더 분화된 개인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려스럽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아닐까요.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가. 스마트폰이 우리를 사용하는가. 


'아랍의 봄'처럼 스마트폰을 긍정적으로 활용하면 우리는 보다 나은, 보다 서로 협력하고, 인류애가 가득한 세상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지배되는 순간, 우리의 모습은 점점 더 위 영상을 닮아갈 것이고, 급기야 위 영상 속에서 홀로 고독을 느끼는 한 사람마저 사라져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 멀고느린구름



2014. 10. 30. 



날짜

2014. 10. 30. 12:46

최근 게시글

최근 댓글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