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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해문 씨는 놀이운동가다.

우리나라 전래놀이를 집대성한 놀이연구가, 놀이
전문가이기도 하지만, 결국 놀이'운동가'다. 평화운동, 인권운동이 필요한 것처럼, 놀이운동 역시 절실하다는 게 편 씨의 생각이다. 평화, 인권 등이 삶의 기본 조건이듯, 놀이도 마찬가지라는 것. 그리고 평화, 인권을 억누르는 구조가 있는 것처럼 놀이를 짓밟는 구조가 있다. 이런 구조에 맞서 놀이를 지켜내는 게 놀이운동이다.

그는 '놀이밥'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밥을 제때
먹지 않으면 탈이 나듯, 아이가 제때 충분히 놀지 않으면 결국 탈이 난다. 특히 '놀이 허기', '놀이에 대한 굶주림'이 강력한 어린 시절에 충분히 놀아야 한다. 그때 채워지지 않는 '놀이 허기'는 아이의 몸 안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나중에 어떤 식으로건 표출된다. 밥과 다를 게 전혀 없다. 어릴 때 혹독하게 굶주렸던 기억은 어른을 과식하게 하고, 결국 성인병을 일으킨다.

"아이가 '놀이밥'을 제대로 먹었는가"라는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는 그를 만났다.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던 학교폭력, 왕따 사건들도 이런 프레임으로 보면 핵심이 명료하게 잡힌다. 어른들은 흔히 왕따, 괴롭힘을 놀이처럼 여기는 아이들을 보며 경악한다. 하지만 이는 어릴 때 충분히 놀지 못해서 생긴 '놀이 허기'를 뒤늦게 나쁜 방식으로 채우려 해서 생긴 일이다. 놀이에 너무나 굶주렸는데, 닭장 같은 학교는 놀이에 접근하는 통로를 모두 막아버렸다.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아이들은 자기보다 약한 아이를 괴롭히며 논다. 마치 닭장 속의 닭이 서로 쪼아대는 것처럼 말이다. 배가 너무 고픈데, 밥이 차단돼 있다면 결국 쓰레기라도 먹게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놀이밥'을 푸짐하게 차려 주는 게 답이다.

학교폭력이 부각되면서 함께 문제로 떠오른 온라인 게임 중독 역시 '놀이밥'이 답이다. 편 씨가 보기에 보수 언론이 연일 공격하는 온라인 게임의 선정성, 폭력성은 큰 문제가 아니다. '짐승의 시기'를 지나는 아이들은 원래 어느 정도 폭력적이기 마련이다. 다만 문제는 아이들이 놀이에 너무 굶주린 상태라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온라인 게임을 만나면 '빛의 속도'로 중독이 된다. 반면, 어릴 때부터 '놀이밥'을 충분히 먹고 자란 아이는 쉽게 중독이 되지 않는다. 밖에서 하는 놀이와 안에서 하는 놀이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법을 스스로 터득했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서 게임을 하라고 하면, 좀이 쑤셔서 견디지 못한다. 이게 정상이다.

'놀이운동가'이면서 아이들에겐 '놀이밥 삼촌'으로 통하는 편해문 씨를 지난달 말 서울 서교동 프레시안 편집국에서 만났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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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전문 보기


프레시안의 기자가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생명이다'를 강조하는 편해문씨를 만나 인터뷰한 기사의 서두 부분입니다. 아이들에게 왜 놀이가 필요한지를 잘 정리해주고 있으니 꼭 한번씩 위 주소를 클릭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더 관심 있으신 분들은 편해문씨가 쓴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라는 책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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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3. 1. 4.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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